미국 최초 레즈비언 드라마 <디 엘 워드>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HOME > 프로그램 > 미국 최초 레즈비언 드라마 <디 엘 워드>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미국 최초 레즈비언 드라마 <디 엘 워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4-12-06 08:32 조회2,371회 댓글0건

본문

말해봐, ‘레즈비언’이라고

미국 최초 레즈비언 드라마 <디 엘 워드>


미니 기자
2004-03-08 02:39:36
‘레즈비언’이라는 단어는 속으로조차 말하기 두렵다. 음절은 많아서 ‘게이’처럼 짧고 발랄하지도 않고, 발음은 꼭 ‘에일리언’ 같아 괴물같이 느껴지고. <디 엘 워드The L Word>는 그 단어를 소리 내어 말해보라는, 첫 번째 ‘레즈비언 드라마’다.

왜 이제야!

이제껏 미국 텔레비전에 ‘레즈비언’ 역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성애자 주인공의 잠시 외도상대이거나, 극의 ‘트렌디 함’을 곁들여주기 위한 양념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짧은 행복 후에 불행하게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 단죄대상’일 뿐이었다. (<버피와 뱀파이어>의 윌로우와 타라를 기억하시나요?)

1997년 유명한 시트콤 <엘렌>을 통해 커밍아웃한 엘렌 드제너러스 이후, 분명 텔레비전의 지형은 점점 레즈비언에게 친화적이어야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엘렌의 어리버리하지만 사랑스러운 무성적 캐릭터를 좋아했던 시청자들은,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레즈비언의 일상을 보는 순간 골치 아파하기 시작했다. 엘렌의 쇼는 얼마 후 시청률 저하로 막을 내렸고 지상파 방송국들은 다시 모험을 하기를 꺼려했다. 이 떠들썩했던 커밍아웃에서 남은 교훈은 ‘동성애자를 표현하되 다만 소리 높여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을까.

그러다가 게이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시트콤 <윌 앤 그레이스>, 최근에는 게이 남자 5명이 의뢰인의 패션, 인테리어 같은 스타일을 바꿔주는 리얼리티 쇼 <퀴어 아이 포 더 스트레이트 가이>가 인기를 얻었다. 결정적으로 영국의 인기 시리즈를 미국화한 쇼타임 채널의 게이 드라마 <퀴어 애즈 포크>의 성공은 케이블 TV에서 레즈비언 드라마를 시도해보기에 충분할 만큼 안심시켜 주었다. 이제 첫 번째 레즈비언 드라마가 탄생할 때가 온 것이다.

레즈비언의, 레즈비언에 의한, 레즈비언을 위한

레즈비언들은 까다로운 시청자들이다. 당연히 그간 스테레오타입과 비극적 죽음에 시달려왔는데 그 트라우마(외상, 영구적인 정신장애를 남기는 충격이나 고통)는 오죽하겠는가. ‘웬만큼’ 진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들은 완전히 고개를 돌릴 수도 있다. <어슬링즈 Earthlings>라는 가제가 붙고, 하나 둘씩 캐스팅과 홍보사진이 나오면서부터 레즈비언 시청자들의 우려는 시작됐다. ‘이성애자 배우들이 과연 얼마나 그럴 듯 한지 두고 보겠어!’, ‘사진을 보니 부치(Butch: 남성적 이미지의 레즈비언을 지칭하는 속어)는 안 나오는 것 같던데!’

그러나 또 한편으로 레즈비언들은 무난한 시청자들이기도 하다. 최소한 연인간의 이별이 죽음으로만 안 끝나도 ‘저만하면 됐어, 흑. 그래도 둘 다 죽진 않았잖아’ 하고 만족할 만큼 기대치가 낮은 불쌍한 사람들이다. 이 드라마는 과연 어째야 했을까?

<디 엘 워드>는 일반적인 시청자 층과 레즈비언 층을 만족시키면서, 스트레오 타입의 함정에 빠지지도 않고, 레즈비언 투사들은 보기 짜증나니 그건 피해주고, 하지만 중요 아젠다(agenda: 의제, 주요안건)는 건드려줘야지, 또 멋진 패션과 헤어스타일이 나오면 좋겠고, 섹시한 러브신도 나와야 하는데, 남성 판타지나 충족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피할 만한 탄탄한 줄거리를 갖춘 드라마/코메디를 만들어야 하는 엄청난 기대와 요구를 받아 안게 됐다. (참 길다, 하지만 이것도 충분치 않다는 사람도 있을 거다.)

‘진정성’ 시비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원조’ 레즈비언이 만드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프로듀서 아이린 샤이켄, <고 피쉬Go Fish>로 데뷔했던 감독 로즈 트로셰, 작가 기니비어 터너가 참여했고 케이디 랭의 옛 연인으로도 유명한 그룹 ‘머머스’의 레이샤 헤일리가 앨리스 역으로 캐스팅됐다. 2002년부터 소문이 돌던 제작은 다음 해에 끝났고 2004년 1월 18일 파일럿방영과 함께 시리즈가 시작됐다.

재미없다는 사람 못 봤다

<디 엘 워드>는 건조하게 말하면, LA에 살고 있는 (주로 레즈비언인) 몇 명의 젊은 여성들이 겪는 삶 -사랑, 이별, 직장, 순탄치 않은 가족사 등등- 에 대한 스케치다. 주인공들은 다양한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벳(제니퍼 빌스)과 티나(로렐 홀로먼)는 7년간 함께 한 안정적인 커플이며 아이를 가지려고 한다. 이들의 이웃 제니(미아 커쉬너)는 남자친구 팀(에릭 마비우스)과 함께 살기 위해 중서부에서 이사 온 작가 지망생인데 LA에서 다른 삶에 눈을 뜨게 된다. 벳과 티나의 친구들, 셰인(케이트 모이닉)은 연애는 하지 않는다는("I don't do relationships.") 바람둥이이고, 앨리스(레이샤 헤일리)는 양성애자이며, 데이나(에린 다니엘스)는 커밍아웃을 두려워하는 테니스 선수다. 이 친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부산여성사회교육원 주소 국세청 국민권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