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정기본법 모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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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4-12-06 08:24 조회1,660회 댓글0건본문
건강가정기본법 모순 많다
구호는 다양성, 정신은 친가족주의
이박혜경 기자
2004-01-26 02:32:46
<일다>에서...
지난 해 연말 건강가정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을 놓고 여성계 등 여러 분야에서 반대가 있었기에 법안 통과 소식은 여러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지금의 심정을 정확히 표현하자면 실망을 넘어 한국 사회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가족에 대한 국가 책임 규정
건강가정기본법에서 말하는 ‘건강가족’은 가족원 모두의 요구가 충족되는 가족이지만, 건강가족을 저해하는 것은 성별 불평등이라는 진단이 전제되어 있다.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어서 한부모 가족 등 다양한 가족을 위한 지원도 국가의 책임으로 포함돼있다. 국무총리 산하에 중앙건강가정정책위원회 둘 것과 국가와 지자체 차원의 가족상담센터를 설치할 것도 규정되어 있다. 이 법에 따라 대학에서 사회복지, 여성학, 가정학의 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한 이들이 건강가정사 자격증을 가지고 가정상담센터에서 일하게 된다.
이 법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가족의 유지를 국가의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가족이 문제 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시기에 국가에 이렇다 할 만한 대응도 없다가 이제야 좀 움직이려나 보다고 이 법의 제정을 반기는 이도 있을 것이다. 가족의 복지와 문제가 개별 가족의 책임으로만 맡겨졌던 것에 대한 비판을 상기한다면, 가족을 위한 국가의 책임은 오랜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족정책 일관된 철학이 없다
한국에 가족정책이 부재하다는 오랜 비판이 있었지만, 여러 법과 정책이 가족 생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족을 명명하고 있는 정책만이 가족정책인 것은 아니다. 세법, 상속법, 연금법 등 여러 법들이 가족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족정책의 부재는 정확하게 말하면 가족정책 자체의 부재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정책을 이끌어가는 철학의 결여 또는 정신의 비일관성을 지적하는 것이어야 한다. 가족에 대한 일관된 정책은 가족의 현실에 대한 진단에서 출발한다. 해결되어야 할 가족의 문제를 무엇으로 보느냐가 정책의 방향을 세우는 데에 출발점이 된다.
건강가정기본법은 다양해지는 가족 현실에서 가족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겠다는 입장에 기반해 있다. 하지만 가족의 다양성을 현재의 가족의 현실이라고 보고 있음에도, 그 다양성을 바라보는 시각에 일관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가족의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것이 이 법의 기본 출발점인데, 그 문제라는 것과 다양성의 관계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없다. 가족이 다양해서 문제라고 보는 것은 아닌 것 같기는 하지만 분명하지 않다. 이혼을 막겠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막아보다가 그래도 이혼하면 도와주겠다는 것인가? 심지어 국가에게 가족 해체 방지책을 세울 책임까지 지우는 데서는 좀 어지럽다.
그런데 이혼이 왜 사회적 문제인가? 성인의 경우를 보자면 이혼으로 상처를 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이 있지만, 국가가 그것을 미리 막아주는 것이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국민을 미성년자로 보지 않고서야 국가가 그 정도로 나설 필요가 없다. 성인의 삶이란 자신의 현명하거나 어리석은 선택에 대해 뒷감당하는 것이 아니던가. 이혼이 문제가 된다면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를 받거나 버려지는 아동의 입장에서 문제다. 아이는 부모의 결혼도 이혼도 선택하지 않았으므로 그것을 아이가 성인처럼 뒷감당할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요컨대 이혼은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 받는 아동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이혼이 아니더라도 아동 양육은 이미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제대로 해결되고 있지 않다. 아이를 기르는 데에 부모 두 사람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이제 깨닫고 있지 않는가? 굳이 부모의 이혼이 아니더라도 아동 양육에 대한 종합적 처방을 가져야 한다. 부모의 이혼을 막겠다는 것은 자녀 양육에 대한 해답이 아니다. 오히려 부모의 결혼 상태와 관계 없이 아동 양육에 필요한 기본적인 장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혼인과 출산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건강가정기본법은 양성 평등한 가족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옳은 답이다. 그런데 그 답이 내려지기 전에 왜 이렇게 이혼율이 높아지는가 하는 질문의 맥락이 있다. 하지만 이혼은 논리적으로 결혼 이후에 일어나는 일이므로 질문은 다른 맥락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이토록 결혼이 성별 불평등한데도 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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